#0
나의 3,616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 이 영화를 언급할 때 항상 같이 언급되는 영화가 있다. 같은 해에 나왔던 <이브의 모든 것>이다. 195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두 영화가 경합을 벌였고, 수상의 영예는 <이브의 모든 것>이 차지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선셋 대로>가 더 나았다. <이브의 모든 것>은 좀 지루한 면이 있고, 여주인공 상당히 짜증 유발자라 나눠서 봤을 정도였기에. 나는 그랬다 그거지. 다른 이가 <이브의 모든 것>이 자기에겐 더 나았다 하면 그걸로 족한 거거든. 그걸 두고 나는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다만 답을 내리려고 하는 류의 인간들을 싫어할 뿐이지.
#1
이브의 모든 것 vs 선셋대로
두 영화는 좀 닮은 면이 있다. <이브의 모든 것>이나 <선셋 대로>나 여주인공은 스타다. <이브의 모든 것>에서는 연극 배우고, <선셋 대로>는 영화 배우라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둘 다 뜨는 해가 아니라 지는 해다. 그러니까 한 때 잘 나간 스타란 얘기. 그래서 <이브의 모든 것>은 브로드웨이를, <선셋 대로>는 헐리우드를 대변하는 것으로 비교되곤 한다.
#2
연기자와 캐릭터
영화의 뒷얘기지만 각 캐릭터가 실제 연기자의 삶과 닮았다. 즉 <선셋 대로>의 여주인공은 무성 영화 시절에 유명했던 배우였고, 유성 영화가 등장하면서 한물 간 배우가 되었다는 거. 그 외에도 배우의 실제 삶과 캐릭터가 맞는 경우가 있더라. 그럴 때 연기자는 감정 몰입이 더 잘 되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러나 나는 그 배우들을 알 지 못하다 보니 그런 데서 오는 감흥은 별로 없었다. 미키 루크 주연의 <더 레슬러>, 마이클 키튼 주연의 <버드맨>을 볼 때와 같지는 않았던 게지. 최근 <불타는 청춘>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주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거기 등장하는 연예인들 요즈음 애들 모를 수도 있을 거다. 아마 그런 거랑 매한가지겠거니.
#3
집사
여주인공의 집사.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나중에 밝혀지는 게 여주인공의 남편이었는데 집사로 살고 있다. 너무나 사랑해서 그렇다는 식인데, 음. 글쎄. 공감하기는 힘들다. 마치 동성애자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 그렇다는데 그걸 뭐라 할 순 없지만 이해할 순 없는 것처럼. 이 집사 역의 배우도 감독 출신의 배우.
#4
전반적으로 보면 <이브의 모든 것>과 비슷하다. 재미로만 따지면 <선셋 대로>가 나은 거 같고, 연기력을 논한다면 <이브의 모든 것>이 낫고. 뭐 일장일단이 있다. 다만 비록 8점을 주긴 했지만 글쎄. 어떤 울림이 있는 영화들은 아닌지라. 요즈음은 인간 냄새나는,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뭐 그런 게 더 땡기더라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말이지. 최근 <오센>이란 일드를 보고 있는데 난 이런 게 좋아.
사람의 판단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게 시각이다 보니 대부분 보이는 거에만 신경을 쓰고 쫓아가기 바쁜 거 같은데, 가치라는 건 그렇게 변하는 게 아니다. 변하는 건 트렌드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거기서 가치가 나오는 법이다. 그걸 요즈음 사람들은 잘 모르는 거 같다. 다양성, 대중성, 다수라는 말을 많이 쓰곤 하지만 10명 중에 바보들 8-9명 있으면 그걸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제는 그 바보들이 아니라 바보로 만드는 몇몇 이기적인 사람(집단) 때문에 그렇다는 거지. 그래서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 그런데 바보들은 내가 이런 얘기하면 지가 바보 취급 당한다 생각해서 뭐라 해요. 나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이들과 상대하고 싶은데 바보 8-9명이 달려드는 꼴이니.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는 그냥 대화 잘 안 한다. 그러려니 하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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