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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당구

당구 경기 중의 본인에게 유리한 오판에 대처하는 두 자세. 신사 마인드 최성원 vs 싸구려 마인드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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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가 있다. 하나는 캐롬(3쿠션) 선수이고, 다른 하나는 포켓볼 선수이다. 그런데 매우 중요한 경기에서 본인의 실수에 대처하는 자세가 사뭇 다르다. 물론 심판은 본인에게 유리하게 판정을 했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1
캐롬 경기. 2014 세계 3쿠션 당구선수권 대회 16강전. 최성원 vs 다니엘 산체스. 영상을 플레이하면 최성원 선수의 실수한 샷이 나온다.

최성원의 뱅크샷. 두 공이 붙어 있어서 빨간 공을 맞고 키스가 나서 흰 공을 못 맞췄는데, 심판이 맞았다고 인정을 했다. 그러나 상대 선수인 다니엘 산체스도 그러하고 최성원 본인도 안 맞았다고 생각했던 공. 왜냐면 공의 진행 방향을 보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유추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위의 영상에서는 슬로우로 리플레이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 있지만, 당시 경기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성원은 안 맞았다고 인정하고 다니엘 산체스 선수에게 턴은 넘긴다.

16강. 상대는 4대 천황의 하나인 다니엘 산체스. 상당히 버거운 상대다. 물론 경기가 열리던 당시의 세계 랭킹으로 따지자면 최성원이 앞선다. 당시 최성원이 전성기를 달리던 때라.(캐롬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다 알 듯.) 그렇다고 해서 다니엘 산체스가 만만한 상대가 아닌지라 이긴다 해도 상당히 접전이 예상되는 경기였는데, 초반에 최성원이 무서운 공격력을 선보이면서 많이 앞서나가 있는 상황이긴 했어도 이거 때문에 본인의 경기 흐름 양상이 많이 바뀔 수도 있는 거지만 깔끔하게 인정하고 나온다. 이게 바로 스포츠 정신이고 스포츠에 임하는 프로 선수의 자세다. 그렇게 했음에도 경기는 상당한 차이로 최성원 선수가 이겼다. 멋지다.

#2
포켓볼 경기. 2013 대한당구연맹회장컵 결승. 차유람 vs 김가영. 영상을 플레이하면 김가영 선수가 실수한 샷부터 나온다.

나인볼 경기는 초구에서 브레이킹한 후부터는 가장 낮은 번호부터 순서대로 맞춰야 한다. 그게 룰이다. 그래서 김가영 선수가 3번 빨간색 공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6번 초록색 공을 먼저 맞췄기 때문에 파울이 맞다. 내가 당구를 잘 치는 건 아니지만 공의 움직임을 보면 그건 나 정도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파울임이 명확한 상황. 그런데 국내 랭킹 1위인 김가영이 모를 수가 없다. 그런데 심판이 파울이라고 판정하지 않으니 그냥 치려고 하는 김가영 선수. 앞서 언급했던 최성원과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차유람이 이의 제기를 했다. 이건 당연한 거다. 파울이 애매한 상황이 아니라 확실한 상황이었으니까. 게다가 이건 결승전 경기였고, 초반에 김가영이 6세트를 내리 이기면서 스코어가 6:0인 상황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6:6의 상황으로 만들고 난 다음에 마지막 13세트 한 세트만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에 이거 하나로 승패가 갈릴 수가 있는 상황이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하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런데 영상을 처음부터 보면 알겠지만 심판이 좀 어설프다. 이런 파울이 나오기 전에도 심판이 해야할 도리를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을 정도였으니. 

그런데 웃긴 게 차유람이 이의 제기를 했는데 비디오 판독도 안 하고 심판이 파울이 아니라고 하고 김가영 선수의 턴이 된 거다. 위의 영상에서 리플레이를 보면 명백히 파울이고 해설자도 오심이라고 하는데 말이다. 이 때문에 경기에서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심판한테 욕 한 바가지 해주고 싶더라. 내가 만약 차유람 선수였다면 강력하게 이의 제기하고 안 받아들여지면 기권했을 듯 싶은. 명백하게 파울인데 아니라고 하는 건 편파 판정 아닌가. 그건 스포츠가 아니지. 정당하지 않으니. 차유람의 이의 제기가 강력하지 않아서 좀 아쉽.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목하는 건 김가영의 자세다. 

프로 선수이기에 본인이 실수한 걸 본인 스스로 알 거다.(사실 프로 선수 아니라고 해도 당구 좀만 알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건데) 근데 심판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아닌 척 경기에 임하는 건, 김가영 선수한테는 본인을 속여서라도 경기에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인 건가? 경기는 이기고 봐야 한다? 그럼 최성원 선수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보면서 외모에서 풍기는 싼티 나는 이미지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 싼티가 아니라 그냥 싸구려였던 거다.

#3
참고로 난 차유람 팬도 아니다. 차유람 팬이라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런 저런 영상 많이 보는데 우연스럽게 본 포켓볼 경기 영상(내가 본 최초의 포켓볼 경기 영상이 아닐까 싶다. 나는 캐롬 경기만 보거든.)을 보면서 문득 비교되는 캐롬 경기가 생각나서 끄적거린 거다.

#4
심판을 본 김세희란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나오는 영상.

오심을 본 심판 김세희는 3쿠션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더라. 그게 오심을 본 2013년도에도 그랬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경기할 때 차유람과 같이 오심으로 인해 중요한 경기를 놓치게 된다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뭐 3쿠션 선수로 빛을 볼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본인이 남한테 했던 거 그대로 돌려 받는 날이 올 거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본인의 실력이 안 되니까 위의 경기처럼 상당히 중요한 경기를 본인이 갖게 될 수는 없겠지만. 근데 영상 제목이 왜 이래? 여신급 미모로 유명? 여신급? 음... 한 마디로 내 느낌을 표현한다.

풉!

재밌는 건 김세희라는 심판이자 선수가 소속된 데가 인천이라는 거. 김가영도 인천 아닌가? 서로 친한 사이? 그래서 그런 거? 물론 단정지을 순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니까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체능계는 특히나 그런 게 더 심한 영역 아닌가. 꼭 편파 판정을 하려고 해서 그런 건 아니라고 해도 친한 사이니까 차유람의 이의 제기가 심판의 입장에서 기분 나쁠 수 있다 뭐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 게다가 여자들 세계는 편가름이 상당히 심한 게 사실이고.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뭐가 맞는 지는 모르겠다만 개연성만큼은 충분하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