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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영화 보면 짤막하게라도 리뷰 같지도 않은 리뷰를 적긴 했다만, 글쎄 앞으로 블로그에 글을 자주 적으면 소재가 떨어져서(아니 뭐 블로그라는 게 내 삶의 기록인데 뭘 적든 뭔 상관이겠냐만) 적을 진 몰라도 오랜만에 다시 블로그에 자주 글 적으려고 하는 와중이니 추천하는 영화 중심으로만.
#1
봉준호 감독에겐 송강호란 배우가 있듯,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겐 로버트 드니로가 있다. 사실 로버트 드니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넘어가긴 했지만 오리지널 페르소나를 전면에 내세운 아이리시맨. 당연히 그 이전의 감성을 잘 드러내주기는 하지만, 너무 마틴의 색채가 짙은 영화라 호불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개인적으로는 좀 식상한 면도 분명 있었고.
#2
영화에서 다루는 호파라는 인물(알 파치노 분)은 미국에서나 알려진 인물이지 국내에서는 그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지. 나야 워낙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1992년작 <호파>라는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됐지만.(대니 드비토 감독, 잭 니콜슨 주연) 그가 어떻게 실종했는지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지만, 프랭크 쉬란(로버트 드니로 분)의 고백을 근거로 한 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고 전후 맥락을 볼 때 이게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그런 걸 알고서 보면 조금은 영화의 재미가 달라질 거 같아서 언급. based on true story라고 명명할 수는 없겠지만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주는 감성이라는 게 있잖.
#3
재미로 따지면 그리 재밌다고 할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평점이 4.0인 건 재미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오랜만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 작품이고,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게 되는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하비 케이틀의 궁합 때문이었.
#4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 중에 1970년대 뒷골목의 비열함을 다룬 영화 <비열한 거리>(1973)가 있다. 조인성 주연의 우리나라 영화랑 한국 제목은 똑같. 이 작품 이후로 로버트 드니로가 마틴의 페르소나가 되고. <비열한 거리>에 로버트 드니로와 하비 케이틀이 나오지. <좋은 친구들>(1990), <카지노>(1995)에 조 페시가 나오고. 당연히 로버트 드니로는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들.
근데 사실 마틴 스콜세지 영화에서 알 파치노는 찾아보기 힘들다.(내가 본 영화 중에는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치 않아서 이리 얘기하는 거임) 그런데 알 파치노까지 나오니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는 영화였지.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단연 <대부>다 보니 또 <아이리시맨>이 그런 류라 예상하기는 쉽지.
그런데 나는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하면 <대부> 말고 <히트>가 떠오른다. 스트리트 총격씬으로는 상당히 인상깊은 영화로 기억하는데 개인 평점 5.0의 영화라 안 봤다면 추천. 이후에 둘이 등장하는 <의로운 살인>이란 영화가 있긴 한데, 아 폭망. 잼도 없고. 둘의 팬으로서 본 영화일 뿐. 여튼 영화 제목도 그러하고, 감독도 그러하고, 배우도 그러하고 딱 느낌 나오지 않냔 거지.
#5
<비열한 거리>(1973) 이후 마틴의 페르소나가 된 로버트 드니로의 작품들을 보면 1976년 내가 태어난 해에 그 유명한 <택시 드라이버>가 나오고, 1980년에 <성난 황소>가 나온다. 그러나 나는 두 영화보다 1983년 <코미디의 왕>이 더 낫더라. <코미디의 왕>은 개인 평점 4.5점. 이 또한 안 본 사람이 있다면 추천.
▶︎ 코미디의 왕 리뷰
그 후의 영화(내가 본 것만)는 <좋은 친구들>, <케이프 피어>, <비공개>, <카지노>. 그 이후부터는 그의 페르소나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바뀌는 듯. 이 중에서는 개인 평점 4.0 이상의 추천 영화라 할 수 있는 게 <좋은 친구들>이다.
#6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거장임에는 분명하나 희한하게 오스카랑은 인연이 없는 듯 싶다. <택시 드라이버>로 깐느에서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오스카는 <디파티드>로 감독상이 고작임. 그래도 이번에 봉준호 감독이 마틴에게 보내준 찬사를 보면서 '아! 저 순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의 영화를 보고 자란 봉감독이 수상하면서 언급하는 장면. 봉감독 사람 됐네 됐어. 그런 생각 많이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