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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인 타임: 돈이 곧 시간인 독특하다 못해 끔찍한 세상

#0
영화를 보는 순간, '발상 독특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우리는 얘기하곤 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있다고. 그 중에 하나가 시간일텐데,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세상은 다르다. 시간=돈이니까. 커피를 마실 때도 시간으로 산다. 그 시간이란, 내가 25살이 되었을 때 1년을 부여받게 되는데, 이 시간을 다 쓰게 되면 죽는다. 일을 해서 버는 돈이 곧 시간이다. 즉 일해서 시간을 벌어 생명을 연장한다는 얘기. 임금에 비해 물가 상승이 더 높으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꼴이다. 

#1
게다가 영화에서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25살이 되면 노화가 멈춘다. 고로 부자면 늙지도 않고 평생 젊게 사는 거다. 독특하다 못해 끔찍한 세상이 되는 셈이지. 이런 설정만 봐도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야 뻔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꽤 재밌다. 

#2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영화라면 상상의 산물이니까 가능하겠지만, 개연성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다. 만약 그런 세상이 현실이라면, 내가 죽는 순간을 미리 안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죽기 직전에 어떤 행위를 할 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물론 임금을 받는 경찰과 같은 조직이 있다 하더라도 아니 내가 몇 시간 뒤면 죽는데, 그런 게 눈에 보이겠냐고.

#3
만약 그게 현실이고, 이를 무한대의 시간으로 보내게 된다면, 노동자들이 없어질까? 즉 생산을 하고 노동을 하는 계층들이 없어질까? 그렇진 않겠지. 왜냐면 부자들이 노동할 건 아니니까 노동자들이 있어야 자기네들이 편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죽지 않고 사니 인구 증가 문제가 걸릴 거다. 출생을 많이 하게 되면, 그에 비례하여 노동자도 늘어나야 되니까. 

#4
영화는 흥미롭게 보고, 메시지도 괜찮았다 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세상도 별반 다를 건 없다고 본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는 없고, 노화가 된다는 두 가지 조건만 뺀다면 말이지. 

#5
2011년작인데,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가끔씩 이런 띵작(?)을 찾는 게 예전에는 취미였는데, 이제는 나도 유투브에서 걸려드는 거 보고 영화를 보게 되네. 물론 영화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같지는 않은 부분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