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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4,072번째 영화. 어디선가 봤다. 군인들이 이 영화를 평하길 전투씬이 정말 사실적이라고. 게다가 실화를 기반으로 했단다. 기대. 그래서 봤다. 근데 좀 실망이다. 그래서 별로 추천하진 못하겠다.
#1
비추 이유
지루하다. 마지막 키팅 진지 전투 전까지는 아웃포스트 즉 전초기지의 일상을 그냥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왜 이걸 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웃포스트>를 보기 전에 <미드웨이>, <그레이하운드>를 봐서 그런 지 몰라도 너무 비교되더라. 단조롭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런 전개도 영화의 맛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 때문에 더욱 영화적 재미가 반감되는 듯 싶었다. 무슨 생각이냐? 모순!
#2
모순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당시 키팅 진지 전투에 참전했던 이들의 실제 사진과 함께 이름과 수여한 훈장이 나열된다. 수여한 훈장들 중에는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Medal of Honor'도 있다. 'Medal of Honor'를 받으면 혜택이 무척 많다. 대통령도 이 훈장받은 사람을 보면 먼저 경례해야 하는 그런 소소한 혜택에서부터 경제적인 지원도 많고(연금 혜택, 무료 의료 혜택), 자식이 사관학교 가겠다고 하면 100% 입학 등의 혜택까지. 그렇게 군인의 명예를 중시하는 미국이기에 군인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겠지.
근데 <아웃포스트>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렇게 군인을 중시하면서 왜 소모품처럼 취급하냐고. 전쟁이 나면 군인들은 직업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해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결코 그런 면만 있는 건 아니다보니 그런 거다. 아니 트럭이 지나갈 수 없는 길로 트럭을 갖고 오라고 하질 않나(결국 트럭 몰고 가던 대위가 트럭 추락으로 사망), 입지 조건 자체가 매우 좋지 않은(탈레반이 전초 기지 내부를 관찰할 수 있고 공격하기 쉬운 입지) 곳에 전초 기지를 세워서 매일 공격 당하게 하는 이유가 뭐람.
모순이다. 내가 볼 때 이 영화의 주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런 전투가 있었고, 훌륭한 군인들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어!"가 아니라 "이런 데다가 군인들 보내 죽어라고 해놓고, 죽고 나니 훈장 주네"다. 즉 할 필요가 없는 전투를 왜 하냔 말이지. 키팅 진지 입지 조건을 봐바.
물론 영화에서 자막으로도 나오지만 이 전투 이후에 이 전초 기지는 폐쇄하게 되지만, 아니 애초에 그런 입지 조건에 전초 기지를 세운다는 거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3
그래도 죽고 나서라도 예우와 대우를 해주는 미국과 그렇지 않은 한국과 비교하면 그래도 미국이 낫다. 어쩌면 실제 현장은 모르고 그냥 펜대나 굴리면서 전략이니 전술이니 하며 중요한 일 한다고 떠드는 이들이 키팅 진지를 세웠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전쟁의 전자도 모르면서 펜대나 굴리는 이들이 정책을 만들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 그래도 잘못된 걸 알고 개선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그런 면에서도 미국이 더 낫네. 물론 미국이라도 모든 부분에서 항상 그렇지는 않을 지 몰라도 적어도 이런 부분에서는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