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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랑종: 이래서 내가 공포 장르 싫어한다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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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4,082번째 영화. 본 사람들 중에(리뷰를 본 건 아니지만 들리는 얘기로) 무섭다는 얘기가 좀 있어서 '그래?' 생각했더랬다. 게다가 나홍진 감독. 그래도 국내 감독 중에서 내가 믿고 본다고 하는 감독 중에 하나이다 보니 더 기대감은 증폭됐었지. 그러나 보고 나서는 실망. 많은 경우가 그러하듯 기대를 많이 하면 할수록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거 같다. 그렇다고 나홍진 감독에 대한 실망은 아니다. 뭐 항상 내 구미에 맞을 수 없으니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도 <덩케르크>는 본인의 국뽕으로 만들었는지 나는 별로였거든.

#1
내가 공포 영화를 안 보는 이유

무서워서? 아니. 반대다. 안 무서워서 안 본다. 공포 영화라면 무서워야 되는데 안 무서워. 그냥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귀신과 함께 사운드 임팩트로 사람을 놀래키는 게 전부고, 스토리 라인은 허접하고. 그래서 공포 영화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랑종>도 내게는 그 큰 틀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단 안 무섭고, 놀래키는 장면 하나 정도 있고, 스토리가 없는 건 아니나, 내 기준에서는 어거지가 좀 있다. 개연성이 좀. 이 개연성이라는 건 현실에서의 개연성이 아니라 영화적 개연성이다.

뭔 말이냐면 영화적 설정이 그러하다면 현실적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인정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저런 현상이 말이 돼? 이런 게 현실적 개연성이라고 한다면, 일어날 수도 있지 라는 전제를 깔고 본다는 얘기지. 그러나 <랑종>에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페이크 다큐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촬영하는 이들이 자신이 뒤질지도 모르는 판국에 그렇게 촬영을 해? 그거 보면서 아... 참... 이런 생각 많이 들었다. 항상 보면 공포 영화에는 이런 부분들이 있어. 하지 말라는 데도 꼭 하는 답답한 캐릭터도 항상 등장하거든.

<랑종>에도 그런 캐릭터 하나 나온다.(님의 오빠 처) 그런데 그런 캐릭터를 막는 이도 참 답답하다. 남자가 여자 하나 그걸 못 막아내? 그러니까 이렇게 되어야만 스토리가 풀리니까 그렇게 어거지로 설정한 거라는 거지. 그런 부분들이 영화의 재미를 뚝 뚝 떨어지게 만들었다.

#2
추천 공포 영화

글쎄. 내가 봤을 때 당시의 그 느낌대로만 얘기를 하는 거니, 지금 보면 뭐 시시하다 그럴 수도 있어서 선택은 본인의 몫인데,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공포스러웠던 건 지금껏 살면서 본 그 수많은 영화 중에 딱 두 편 정도다. 하나는 <엑소시스트>. 당시에 혼자서 불 꺼놓고 보는데 오 무섭긴 하더라. 두 번째는 <블레어 위치>. 페이크 다큐의 시초격인 영화인데 당시에는 이거 정말인 거야? 싶은 생각도 들었고, 사운드 임팩트로 놀래키던 종전의 공포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공포의 맛(?)을 느끼게 해줬던 영화다. 

#3
무당

기문 명리학을 공부했던 사람으로 명리학에 대해서는 내가 인정하는 부분이 있지만, 신점은 글쎄. 무당, 귀신 이런 거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건 아닌데, 워낙 사짜가 많아서 그렇다. 명리학이라는 건 기본 이론이라는 게 있고, 그걸 깊게 공부하고 다룬 케이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좀 더 나아지는데, 신점은 그냥 신이 얘기하는 걸 전달하는 거거든. 그래서 무당을 영매라고 하잖아. 그런 영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은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나는 거고. 그래서 신점은 보통 어디서 잘 보냐는 입소문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지. 유투브에 나오는 건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그러나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뭐냐면 뭔가 듣고 싶거든. 그리고 무당들은 말투가 확신에 찬 듯 강하게 얘기하지. 이렇게 해. 이런 식으로. 그러다 보니 심리적 갈등을 겪는 이들에게는 그렇게만 하면 된다는 아주 쉬운 해결책을 제시해주니 믿고 싶어하는 거지. 그런데 나이 들어서 내가 신점을 그것도 유명한 이한테 본 적이 있다. 과연 뭐라 할까 싶어서 가봤는데, 아... 참...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돌아나오면서 드는 생각. 돈벌이구나. 모든 무당이 그렇지는 않을 거라 보지만, 유명하다고 해서 진실된(?) 무당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봐. 쇼인 경우가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