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떠오르더라. 그것도 여러 편이. 그래서 그냥 정리해본다. 어떻게 정리할 지는 뭐 쓰면서 생각하는 걸로. 휴일에 쉬지 않고 일하다가 이런 거 적으면서 쉰다는. ㅎ
쌍코피
홍콩영화가 붐을 이루던 80~90년대에 유덕화란 배우 내게 쌍코피가 잘 어울리는 배우로 각인되어 있다. <천장지구> 말고도 <지존무상>에서도 쌍코피 흘리. 근데 희한하게 잘 어울린단 말이지. 두드려 맞아서 시퍼렇게 멍 들고, 쌍코피 흘리는데 간지나~ 게다가 손등으로 떨어지는 코피를 닦아내는 모습도 간지~
바이크
희한하게 홍콩 영화들을 보다 보면 공통분모처럼 나오는 게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이크가 아닌가 싶다. 차보단 바이크. 지금에야 여성 바이크 족도 많이 있지만(그런다 해도 비율로 따져보면 매우 적은 편이겠지만) 당시의 바이크는 남성의 전유물 아니었나? 여성이 바이크를 탄다고 해도 영화에서처럼 남자 허리를 끌어안고 뒤에 타는 정도였고. 우리나라 영화 중에 1997년작 <비트>의 정우성 바이크 씬에 열광했던 것도 아마 홍콩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겠지?
영화 속에서 유덕화가 타고 난 바이크 스즈키 RG500. RG500인 걸 보니 배기량이 500cc 정도 되는가 보네. 이 정도만 해도 바이크 배기음 소리 좋지. 우리 학창 시절에 500cc급 바이크 타고 다닌 친구들 있었나? 학교 자퇴하고 바이크 타고 다니던 친구들도 돈 모아서 바이크 사도 그렇게까지는 안 타고 다녔던 기억이. 우리 땐 CBR 유명했는데, 500cc 급은 아니었던 거 같다. 난 바이크 안 타서 잘 모름. 여튼 바이크 타고 다니면 날라리 소리 듣던 시절에 홍콩 영화가 왜 남자들의 심금을 울렸겠냐고~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는가.
담배
아마도 80-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세대들이라면 다 공감하지 않을까 싶은데, 홍콩 영화 때문에 흡연 인구 늘었다는. 홍콩 영화에선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담배 멋들어지게 피우거든. 여튼 여러 영화에서 담배 피는 장면이 멋지게 연출되는데, <천장지구>에서도 그래. 이 때 유덕화가 피는 담배 상표까지 영화 속에 나오거든. 그게 바로 럭키 스트라이크! 이 담배는 학창 시절 때 구하기 힘들었는데 나는 구해서 피우고 다녔다. 이거 1개비가 말보로 레드 2-3개랑 바꿀 정도로 구하기 힘들었다는.
명장면
<천장지구> 명장면 하면 딱 떠오르는 건, 샵 전면 유리를 박살내고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로 바꿔 입고 바이크 달리는 그 장면 아닐까? 근데 난 개인적으로 여주인 오천련이 내 스타일이 아니라(그 이후로도 홍콩 영화에 등장하는 거 봐도 내 스타일이 아님) 좀 아쉽더라는.
유덕화
레이밴 선글라스와 청자켓. 멋지다. 지금봐도 이런데,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이라면? 미치는 거지. 그래서 아마 이런 패션이 유행했었을 거다. 나는 당시에는 그런 거보다는 공부에만 치중했던 시절인지라 잘 모름. ㅎ <천장지구> 이전에 <지존무상>을 통해서 주연보다도 더 각인을 시켰던 유덕화는 <천장지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뿜뿜하게 되고 홍콩의 4대 천왕 자리에 오른다. 근데 이 양반은 늙지도 않아. 60이 넘었는데도 젊어보여. 비결이 채식주의 떄문? 채식은 싫고 늙기도 싫은데.
* 홍콩의 4대 천왕: 유덕화, 곽부성, 여명, 장학우
속편
이후 국내에서는 4대 천왕 중에 하나인 곽부성과 1편의 여주 오천련을 내세워 2편이 나왔으나, 1편에 비할 바 안 되었고(나도 봤지만 실망), 이후 3편에서는 다시 1편의 주인공을 내세웠으나 내용이 연결되지도 않았지만, 시대도 전혀 달라 <천장지구>의 그 감성을 느낄 수 없었던 영화라 나 또한 보지 않았다. 당시에 홍콩 영화는 원제가 어떻든 국내에서 대박친 영화가 있으면 속편인 것마냥 제목을 바꿔서 내놓기도 했던 시절이라
적다보니 길어지네. 글 적는 거 보다 사진 찾는 게 귀찮. 이거 괜히 시리즈물로 작성했나 싶기도 하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