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독서

PI 에 대한 좋은 사례 <디지털 포스코>

디지털 포스코
포스코PI 프로젝트 추진팀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6년 4월 7일 읽은 책이다. PI(Process Innovation)을 BSC 끝나고 맡을 것 같아, 미리 준비하는 겸해서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큰 프로젝트였던 포스코의 PI 추진 사례를 공부할 겸해서 고른 책이다.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었다. PI든 6시그마든 BPR이든 다 업무를 최적화하고 효율화하기 위해서 즉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인데, 문제는 내부 경쟁력을 그로 인해 변화시켜야 하는데 그것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한다. 물론 그것은 포스코의 사례가 아니라 내가 당면한 문제다. 어쨌든 PI에 대한 좋은 사례로 읽어볼 만하다.

개인적으로 방법론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러한 이런 경영의 이론들은 하바드와 같은 석학들이 모이는 곳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그들은 우리나라의 실정과는 달리 실제 현업에서 사례를 취합하고 연구하며, 실제 기업에서 컨설팅이나 자문 역할을 하면서 실제 접목하면서 나오는 이론이고 방법들이라 많이 보는 편이다. 자기계발의 방법론은 사실 짝눈인 경우가 많으나 이런 경영기법들은 이론이고 사례를 통해서 검증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아무리 좋은 경영기법도 기법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접목시키느냐가 관건이고 그것에는 조직의 문화도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회사가 체득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그것을 받아들일 문화가 아니라면 굳이 받아들여서 혁신을 하기 보다는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과 인식의 변화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좋은 얘기들로는 <BPM 프로세스 경영과 정보기술의 미래>라는 책을 보기 바란다.

p105~108
일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6개월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면 구성원의 지지는 반감되고 장벽의 높이는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프로젝트 초기에 가졌던 구성원들의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나타나고, 이는 결국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현상(As-Is) 분석과 미래(To-Be) 설계에 주력한 나머지 1년여가 다 되도록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PI를 하기는 하는 거야', 'PI가 시스템만 구축하면 되는 거야' 등등 현업 곳곳에서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새 천년을 앞두고 PI를 하지 않는 다른 기업들도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맞게 변화를 서둘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국내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변화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PI를 통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제도나 관행들을 일시에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변화는 시간과 에너지 축적이 필요했다. 신체의 어느 한 부위가 허약하다고 기초 체력도 없는 환자를 막 바로 수술실로 데려갈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PI실은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당초 목표했던 대로 마스터 플랜이 성공적으로 수립됨에 따라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회사의 실질적인 변화는 'PI 개선 아이디어 공모'로부터 시작되었다. 퀵-윈(Quick-Win) 차원에서 실시한 아이디어 공모는 프로세스 변화나 제도 개혁 없이 최고 경영층의 결심만으로 개선할 수 있고, 정보 지식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혁신 내용들을 대상으로 했다.

'PI 개선 아이디어'를 추진한 PI실로서는 직원들의 폭발적인 기대만큼 업무적인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해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더 큰 절망감을 안겨 줄 수 있고 PI의 원래 목표인 프로세스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혁신적인 것이라기보다는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는 십여 년 전부터 제기된 문제들도 있었고, 검토 단계에서 몇 년째 끌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야말로 변화에 대한 둔감성과 바꾸고자 하는 의식 확산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었다.
접수된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떄 유상부 회장이 힘을 실어 주었다. 접수된 안건 중 '전사 일일 업무 일지 폐지'를 전격 수용, 임원 회의 석상에서 1999년 12월 27일부터 폐지할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이었다. 이는 실로 획기적인 일이었다. 일일 업무 일지는 창사 이래 30년 동안 작성해 오던 문서였고, 이를 통해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임원과 책임직 간부들은 회사의 각종 현황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장부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정보화 시대에 맞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p110
PI 중점 혁신 과제 중 제 11과제로 '전자상거래 확대'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추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묘안이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먼저 e-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이 필요했다.
1999년 12월 3일 전담 요원 4명과 프로세스팀 파트타임 요원 3명, 그리고 컨설턴트 1명으로 T/F팀이 구성되면서 포스코의 e-비즈니스는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정보기술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은 그 날부터 밤을 낮 삼은 강행군에 들어갔다. 그러나 업무가 진행될수록 IT 요원 중심으로 구성된 태스크 포스팀은 업무의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다. 즉, e-비즈니스가 패키지를 도입, 적용하면 된다는 간단한 논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과 IT 전문가와 더불어 전략을 수립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