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배우는 데는 사색, 모방, 경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사색은 가장 고상하고 모방은 가장 쉬우며 경험은 가장 어렵다. - 공자 -
사색은 가장 고상하고 모방은 가장 쉬우며 경험은 가장 어렵다. - 공자 -
공자의 말을 독서와 결부지어서 얘기를 해보면,
01/ 모방
책을 읽고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일전에 "아침형 인간"이 붐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고 했던 사람들 중에
몸에 무리가 가서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경우가 있다.
자기 자신도 모르고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미련한 법이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이거다.
깊이가 없다. ~해라. 그건 너만의 방식이지 그게 꼭 내게 맞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런 방법은 나도 얼마든지 내 방식으로 갖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왜 그런 것들이 많이 팔리는가?
답은 매우 심플하다. 사람들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이렇게 하라는 대로 하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즉, 모방이 가장 쉽기 때문인 것이다.
02/ 사색
나는 책을 소유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책과 함께 한 시간에 사색한 것 그것만을 가지려고 할 뿐이다.
그래서 책을 보고 나면 리뷰가 끝나고 정리가 끝나는 대로 남에게 준다.
나중에 내가 참고해서 뒤져볼 것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사색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나는 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라고 한다.
내 식으로 얘기하자면, "비판적, 주체적 책읽기"다.
이는 기존에도 적었지만 의도 파악은 正, 비판은 反, 내 생각은 合이란 의미다.
근데 최근에는 한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비판만 잘 한다고 그게 능사는 아니라는 거다.
비판을 잘 하는 사람들 중에 어떤 이는 비판을 하면
마치 자신이 좀 더 나아보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비판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생각이 짧다는 것을 느낄 때
나는 그 사람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말이다.
결국 이러한 사색의 차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그만큼 세상을 좁은 시야로 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좁은 시야는 두 가지 때문에 기인한다고 본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것이고
(지식에 겉멋이 든 경우가 대부분 그렇다. 자기 자신을 과대 평가한다.)
경험이 짧아서 머리 속으로만 뭔가를 그릴 때에 그렇다.
03/ 경험
책을 통해서 얻는 것은 간접 경험이다.
일전에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 중에 언급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는 똑똑한 사람보다 경험 많은 사람을 좀 더 두려워한다.
두려워한다는 것이 꼭 두려워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경쟁자로서
더 어려운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쪽이 경험 많은 쪽이라는 얘기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서 얻은 것은 굳이 책을 통하지 않고서도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이 많았음을 나 또한 느껴봤기 때문이고
경험이 다양할 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경험만이 능사는 아니다.
경험할 수 없는 시기에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하고
사색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으면
실제 경험을 했을 때 대처가 달라지는 법이다.
경험을 했을 때 비로소 완성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느껴보기도 했고 관찰한 재밌는 사실을 얘기하자면,
독서를 통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 않고 알게 되면
나중에 경험하기가 힘들어진다. 왜? 행동하기 이전에 지레짐작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자신이 단순히 이성적인 판단으로 외쳐왔던 것이
실제랑 다르다는 것이 감지되면, 남의 눈치를 보게 된다.
자신의 말을 번복하면 되는데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데
그것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 경우를 나 스스로도 느껴봤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찰한 사실이다.
이런 말이 있다. 생각만 하는 천재, 행동만 하는 바보.
무엇이든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쏠려서는 안 되는 법이다.
적당히 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은 없다.
치우치면 그만큼 또 느끼는 것이 있어 반대로 치우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또 느끼는 것이 있어 반대로 치우치게 되고...
이런 과정 속에서 노련함이 생기는 법이다.
아주 단순한 예를 들어 본다면 이런 것이다.
아랫 사람에게 뭔가를 시키면서 언제까지 끝내라고 한다.
못하면 그것도 못하냐고 그러는데 실제 자신이 해보고 그러는 사람 별로 없다.
말만 그렇지 자신은 그것 이상 하지도 못한다.
물론 리더십의 관점에서 그런 사소한 일까지 해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일에 있어서는 내가 직접 해보고 나서
그 맥을 알아야 시킨다. 그래야지 그 사람이 일을 잘 하는지
그 사람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성의를 들였는지
어디서 힘들어하고 있는지를 대번에 알 수가 있다.
물론 이런 관리자가 때로는 퍽이나 피곤한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속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아도 모른 척하는 요령도 필요한 법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이긴 하지만 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실전이요 경험이다.
자신이 뼈저리게 느껴보지 않고서 이성적으로 이러면 되지 하는 것은
아직 경험이 모자란 이들의 얘기 밖에 안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