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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적벽대전 2부-최후의 결전: 동양적인 전투씬의 진수를 보여준


나의 2,791번째 영화. 이런 영화는 전투씬 때문에라도 영화관에서 봐줘야 하기 때문에 올해 초 영화관에서 봤다. 삼국지 매니아들이라면 이 영화를 안 보지 않았을 듯. <적벽대전 1부>에서는 구궁팔괘진을 보여주더니 <적벽대전 2부>에서는 화공을 보여준다. 뭐 적벽대전하면 뺴놓을 수 없는 거긴 하지만. <매트릭스 3>나 <반지의 제왕 3>와는 전혀 다른 동양적인 전투씬을 보여준 영화인 듯.


주유와 제갈량의 지략 대결


주유 → 제갈량: 채모와 정윤을 죽이기
제갈량 → 주유: 10만 화살 구하기

서로 목숨을 담보로 내기를 하는데 주유는 마음의 눈으로 조조를 꿰뚫어보고 채모와 정윤을 죽이는 데에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제갈량은 지략을 발휘하여 조조로부터 10만 화살을 구해온다. 결국 둘 다 성공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갈량이 그랬다는 건 사실과는 다르다고 알고 있다.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는데 당시의 배로는 10만 화살을 담아올 수가 없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화살촉이 무겁다는 얘기다. 물론 영화에서는 여러 배로 나누어서 담아오긴 하지만...


조조가 그리 어눌하더냐?


조조에게 찾아간 소교. 이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영화에서 만든 허구가 아닌가 싶다. 시간을 벌기 위해 소교는 조조에게 차를 대접하는데 난세의 영웅이었던 조조가 여자의 꼬임에 넘어가 그렇게 시간을 지체한다는 건 넌센스다. <적벽대전 1부>에서 소교를 차지하기 위해서 마치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묘사를 했듯이 이것도 영화에서 만든 허구인 듯.


적벽대전


조조의 입장에서 이렇게 크게 패배한 전쟁은 드물 듯. 동남풍을 불게 하여 적벽대전에서 화공을 쓰게 했다는 제갈량은 유비 중심의 삼국지에서 하는 얘기고 실제로 제갈량은 한 일이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 역사적 사실이 어쨌든 영화 속에서는 주유와 제갈량의 호흡이 멋져 보였고, 비록 겁많은 유비지만 대의를 위해서 바보처럼 굴다가 마지막에 합류하는 그 모습 또한 멋져 보였다.


삼국지연의가 허구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허구라도 멋지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따지면 <엽문>도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사실이 아닌 허구가 많은데 말이다. 역시 영화는 사실적인 묘사보다도 영화를 위한 각색이 되어야만 오래도록 그 감동이 남는 듯하다. 영화는 영화로써 보되 역사적 사실이 그렇다고는 생각치는 말자.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