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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자본주의의 탐욕

나의 2,972번째 영화. 정말 보고 싶던 영화라 영화관에서 보려 했으나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봤다. ^^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든 화폐가 인간을 종속시킨 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게 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긴 현상인 것을... 그걸 도외시하고 살 수 없는 현재 우리가 돈에 욕심을 내는 건 오히려 당연해보인다. 그러나 돈에 욕심을 내더라도 그것만 욕심을 내서는 안 되는 법이다.

또한 내가 욕심이 있듯이 남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욕망의 조율이 중요하다. 그러나 가끔씩 비즈니스나 철학에 대한 깊이가 없는 이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인간은 돈을 탐해서는 안 되는 듯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그런 이들 중에 남들보다 더 돈을 탐하고 단지 그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자기가 더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도 꽤 된다.

중요한 건 돈을 탐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이 잘못되었다. 돈을 탐하는 건 지금 시대에 지극히 당연하다. 다만 내가 중요하듯이 남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욕심을 부려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과욕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상황적인 맥락에서 판단해야할 일이며, 상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바라보았을 때 가능한 법이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해도 상대가 그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단 방어적이 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게 참 아쉬운 시대가 아닌가 싶다. 너무나 많이 느낀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그냥 좀 손해 보고 사는 게 편하다는 생각도 한다. 적어도 돈에 있어서는 말이다.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는 전편 <월 스트리트>에서 탐욕의 상징이었던 게코 역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석방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신이 없는 동안 많이 성장한 이들을 보면서도 책을 내고 조용히 지내던 게코. 그러다 한 번의 기회를 잡아서 성장한다. 원래 내공이 있는 이들은 그렇다. 지금은 보잘 것 없이 보여도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면 실력 발휘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가 가진 숨은 실력을 보지 않고 현재 상태만 본다. 언젠가는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옆에서 지켜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자만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부분이 보였다. 내가 많이 느끼던 바이기도 했고. 그러다 뭔가 기반을 잡고 일어서면 그런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태도 돌변. 난 이런 족속 정말 싫다.

영화 속의 게코는 실력을 있지만 그렇다고 본받을 만한 인물은 못 된다. 그건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그래서 그 실력이라고 하는 것 또한 그닥 본받을 만하지는 못한 부분이고. 예를 들어 사기 실력이 높다고 그걸 실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력, 내공이라고 얘기하려면 그것이 제대로 된 일이었을 때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

요즈음 들어서 참 많이 얘기하는 말이지만 내공이라는 건 그냥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많은 지식과 경험을 꾸준히 쌓아왔을 때 생기는 것이지 똑똑하다고 그냥 열심히 한다고 순간 얻는 게 아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아 보여도 일을 같이 해보면 그 때서야 다름을 느끼게 마련이다. 나는 상대가 하는 일을 할 수 있어도 상대는 내가 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그게 실력의 차이인 법이다.

어쨌든 난 영화 재밌게 봤다. 개인 평점 8점의 추천 영화. 기대했는데 재미없으면 그만큼 더 실망하게 되는 법인데 기대한 정도 수준은 만족시켜준 영화인 듯.


캐리 뮬리건: Carey Mulligan


고든 게코의 딸 역으로 나온 배우다. 필모그래피 속에서 눈에 띄는 작품 하나. <언 애듀케이션> 이걸로 여러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탔다. 봐야할 듯.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에서는 꽤 귀엽게 나온다. 여성으로서의 매력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단발머리 아가씨.


듀가티: Ducati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에서는 바이크가 몇 대 나오는데 초반에 샤이아 라보프가 몰고 나오는 바이크 듀가티다. 찾아보니 나중에 경주할 때 타던 바이크도 듀가티라고. 이런 저런 영화에 참 많이 등장한다. 작은데 비싸긴 엄청 비싸다는... 그러나 나는 바이크는 관심이 없다. 어렸을 때도 위험하다 생각해서 바이크만은 타지 않았다는... ^^


예고편: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