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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UFC 155: 주니어 도스 산토스(주도산) vs 케인 벨라스케즈, 둘이 있어 UFC 헤비급은 흥미 진진하다


UFC 155의 메인 경기이자 올해의 마지막 UFC 경기. 정말 기대했던 경기였던 UFC 헤비급 타이틀 매치이자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의 리벤지 매치. 결국 판정승으로 케인 벨라스케즈의 승리로 끝났다. 사실 생중계로 못 볼 뻔했는데 갑자기 마지막주에 경기한다는 게 떠올라서 곰 TV를 통해서 5라운드부터는 생중계로 보고 나머지는 나중에 다시 찾아서 봤다.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 둘은 정말 UFC 헤비급의 양분하는 선수임에는 틀림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경기지 않았을까 싶다.

- 영상을 볼려면? http://www.gomtv.com/574202



주도산의 테마곡이 록키의 테마곡 <Gonna Fly Now>

나 또한 좋아하는 록키의 테마곡. 이걸 들으면 왠지 모르게 어려운 역경을 딛고 도전해서 승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도산의 경기 스타일이 복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록키의 테마곡과 잘 어울리는 듯. 그러나 이번 UFC 155에서 보여줬듯이 극강의 펀치만 갖고는 종합격투기에서 허점이 노출된다는 걸 주도산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 때 극강의 타격가로 종합격투기에서 이름을 날렸던 크로캅이 갑자기 떠오른다. 크로캅도 주도산한테 졌지.



거리 싸움과 자신의 장점으로 이긴 케인 벨라스케즈


지난 경기의 패배를 잘 분석하고 주도산의 펀치를 봉쇄하기 위해 계속 주도산에게 다가서는 케인 벨라스케즈.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얘기거덩. 게다가 가끔씩 들어오는 카운터 펀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부치고 밀어부친 후에 테이크 다운으로 계속해서 자신이 유리한 경기를 펼친 케인 벨라스케즈. 정말 대단한 선수다. 극강의 타격을 가진 주도산도 이렇게 밸런스 좋은 선수한테 못 당한다는 걸 이번에 여실히 보여준 듯.


주도산의 얼굴이 이렇게 된 적이 있었나?


이번 경기는 주도산에게 처음이라는 걸 많이 경험한 소중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주도산의 얼굴에 적중타를 많이 맞힌 선수가 있었던가? 주도산이 테이크 다운되어 곤란했던 적이 있었던가? 주도산이 자신의 타격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이렇게 맞았던 적이 있었던가? 그리고 끝으로 주도산의 얼굴이 하도 맞아서 부어올랐던 적이 있었던가? 그래도 그는 쿨했다. 끝까지 남아서 인터뷰에 응했고, 야유를 하는 관객들에게 왜 야유를 하느냐고 농담스레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멋지다. 극강의 타격을 자랑하던 크로캅에게서는 볼 수 없는 면이다.

그럼 주도산은 다음 번에 리벤지 매치를 하게 된다면(그 사이에 최소 1번 이상의 경기를 해야겠지만) 어떤 전략으로 경기에 임할까? 빠른 스탭으로 극강의 타격으로 밀어부치면서 테이크 다운에 대한 방어 능력과 그라운드에서의 방어 능력을 더 보강해서 나올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이번 경기만 갖고는 사실 둘의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다고 본다. 물론 작년의 헤비급 타이틀 매치도 마찬가지지만. 작년엔 주도산이 운이 좋았고, 올해에는 전략에서 밀렸다. 지금까지 주도산이 그렇게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걸 본 적이 없는데 1라운드 지나고 무기력해졌다.

이건 주도산이 이런 경험을 처음 당해봐서 그런 거 같다. 1라운드에서 밀고 들어오는 케인에게 안면타를 허용하고 테이크 다운도 여러 번 당하면서 그라운드에서 안면을 허용했던 경험은 주도산 경기 경험 중에서 아마 최초가 아닐까 싶다. 그에 대한 대비야 항상 했겠지만 지금껏 그런 경험을 실전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빠져나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 거 같다. 그러는 와중에 타격도 허용하고. 그래서 내가 볼 때 주도산에게는 이 경기가 매우 의미 있는 경기가 되었으리라 본다. 최근 주도산은 10연승이었다. 이 정도 되면 자신감을 넘어 조금은 쉽게 생각할 수 있을 법도 하니까 이번 패배를 통해서 좀 더 다질 수 있을 듯 싶다.


나는 다음 리벤지가 더 기대된다~

그래서 나는 다음 번 경기가 더 기대된다. 다음 번에는 주도산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이번 경기를 보면 전략에서 밀렸다고 생각한다. 이미 1라운드에서 게임을 끝났다. 2라운드에서 주도산은 체력이 많이 고갈된 걸 보여줬으니. 그런 면에서 보면 주도산도 대단하다. 1라운드에서 기진맥진하고 나서 어떻게 5라운드까지 버티니. 주도산이나 케인이나 둘 다 판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문 선수들인데 판정까지 갈 정도라면 케인에게나 주도산에게나 다 힘든 경기였을테고, 특히나 타격을 많이 허용했던 주도산에게는 더욱더 힘든 경기였을 듯 싶다.

다음 번에 분명 리벤지 매치는 성사되리라 본다. 왜? 주도산과 케인 정도 급의 선수가 없으니 말이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난 얘의 예전 '오분의 힘' 시절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던 터라 최근 잘 하긴 해도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고 싸가지가 없어서 난 싫다. 그래서 다음 번 경기가 더 기대되는데 다음 번 경기에서는 주도산이 심적 부담이 많이 클 듯 하다. 경기 결과를 떠나 너무 멋진 경기였고, UFC 헤비급은 이 둘이 있어서 더욱더 흥미진진하다는. 누구의 편이 되기 보다는 둘 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