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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2014년 영화 결산: 본 영화 중 개인 평점 9점 이상의 추천작 10편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2014년도에 본 영화 편수는 121편이다. 아직 며칠이 더 남았으니 두세편 더 늘어날 수는 있을 듯 싶은데, 평균 3일에 한편 꼴로 영화를 본 셈이다. 좀 많이 봤다 싶었는데 통계 자료를 보니 작년에 더 많이 봤다. 151편. 헐~ 여튼 올해 본 121편 영화 중에서 내 맘대로 고른 10편 선정한다. 기준은 내 개인 평점 9점 이상의 영화로 2014년 개봉작이 아니라 2014년에 내가 본 영화들 중에서 선정한 거다. 9점 이상의 영화들이 딱 10편이더라고. 그 중 한국영화는 3편이더라는.



1. 2013년작 <변호인>



2014년에 본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개인 평점 10점 만점의 영화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립게 만들었던 영화. 물론 정치적 색깔이 다르다면 <변호인>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실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인정해야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색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폄하는 곤란하다는 얘기. 만약 내가 저런 상황이었다면 과연 나는 저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정치색이 달라도 한 인간으로서 존경할 부분이 분명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변호인>에서 진우 역을 맡은 배우가 바로 최근 <미생>에서 장그래 역을 맡았던 시완이라는 점.




2. 2013년작 <소원>



최근 한국 영화의 또다른 기류로 자리잡은 사회 고발성 영화의 맥을 잇는 영화. 이런 사회 고발성 영화는 많이 만들어질수록 좋다고 본다. 영화 속 내용이 사실에 충실해서 전개된다면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녀사냥 식으로 될 수도 있거든. <제보자>가 좀 그런 영화였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이었고 편파적이었기에 보는 이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쉬운 영화였다. <소원>은 자식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라면 감정 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에 그 사건의 피해자 입장에서 참 안타까웠던 영화. 이런 일을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라준다는 것만으로도 부모에겐 행복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영화다.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강추. 개인 평점은 9점이다.




3. 2013년작 <어바웃 타임>



개인 평점 9점의 영화로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행복, 평범한 데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잘 느끼게 해준 영화다. 슬럼프에 빠졌다거나, 무기력해졌다거나, 쳇바퀴 도는 삶에 매너리즘을 느낀다거나 할 경우에 보면 좋을 영화.




4. 2013년작 <책도둑>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인데, 잔잔한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흡인력이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 영화. 게다가 주인공 소피 넬리스(2000년생)의 연기도 볼 만하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는 데에는 문제 없다. 주말 저녁에 화끈한 액션 영화가 식상하다면 이런 영화 한편 보는 걸 추천한다.




5. 2014년작 <론 서바이버>



레드 윙 작전을 다룬 전쟁 영화. 요즈음의 전쟁 영화는 리얼리티를 많이 살리려고 하는 듯. <론 서바이버>도 꽤 리얼하다. 물론 실제와 다른 부분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영화니까 충분히 이해하고, 영화를 보다보면 마치 내 다리가 부러지는 듯한 느낌으로 미간이 찌푸려지는 장면도 볼 수 있을 거다. 그만큼 사실적으로 잘 그려냈다는 거. 전쟁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도 이 영화는 볼 만하다고 보고 추천.




6. 2014년작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이 영화는 개인 취향이 많이 반영된 거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는 영화다. 매즈 미켈슨의 팬이라면, 잔잔해도 복수라는 테마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매즈 미켈슨의 연기가 너무나 돋보였던 영화로 이런 역에 매즈 미켈슨만한 배우 없다고 생각한다. 매즈 미켈슨의 <웨스턴 리벤지>란 영화도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과 같이 플롯은 비슷하다. 초반에 복수에 대한 당위성이 제시되고(이건 영화를 보면 어느 누구나 그럴 만 하네라고 생각할 거다) 복수는 철저하게 이뤄진다. 다만 <웨스턴 리벤지>와 달리 <미하엘 콜하스>는 여러 입장들이 얽히면서 복수라는 게 아무리 당위성을 가질 만하다고 해도 옳은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영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는 영화인데 전개가 많이 잔잔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듯.




7. 2014년작 <명량>



이순신 장군은 내가 '대망' 그러니까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으면서 참 다르게 본 인물이다. 단순히 위인전에 나오는 강감찬, 김유신 장군과 동급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게 일본인이 우리나라는 이런 역사를 갖고 있다는 의식하에 적은 역사 소설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 만큼은 대단한 영웅으로 그려졌기에 말이다. 그만큼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인정받는 제독(?)이었다. 그런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였기에 개인적으로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웃어 넘기면서 추천한다고 할 수 있는 영화다.




8. 2014년작 <인터스텔라>



아직까지 상영하고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과 조나단 놀란 형제의 영화를 좋아한다. 뭐랄까? 여느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그들 영화만의 맛이 있기에. SF라 하더라도 다른 영화들은 뇌보다는 눈과 귀만 즐거운 반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는 뇌까지 즐겁게 만든다. 그러나 이 세상 어떤 영화라 하더라도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있기 마련. 과학적으로 말이 된다 안 된다는 논란 그 자체도 나는 <인터스텔라>가 만들어낸 거라 보기에 재미나게 읽는 편이다. 아직 안 본 사람이 없을 듯 싶은 영화지만 여튼 추천.




9. 2014년작 <퓨리>



<론 서바이버>에 이은 리얼리티 전쟁 영화다. <론 서바이버>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 반면 <퓨리>는 허구라는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탱크전을 이렇게 실감나게 만든 영화 없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전쟁 영화가 그러하듯이 이렇다할 로맨스 없이도 남자들 간의 뜨거운 전우애로 관객들을 흡입하는 스토리 또한 좋았다. 이 또한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충분히 보고 즐길 만한 영화라 추천.




10. 1953년작 <동경 이야기>



이 영화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있다. 2013년작인 <동경가족>이 그렇다. 둘 중 어느 걸 봐도 무방하긴 하지만 <동경가족>보다는 <동경 이야기>가 더 낫다. 1953년작이기에 흑백이긴 하지만 배경만 그럴 뿐 스토리와 설정은 <동경가족>에 비해서 더 나은 면이 있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 감흥도 틀리거든. 30대~50대가 보기에 딱 좋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보고 나면 부모님을 떠올리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