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동기
최근 UMPC 중에서 Samsung의 Q1 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 서브 노트북이라는 것이 따로 있긴 하지만 UMPC에 유독 눈길이 갔던 것은 무게 때문이었다. 나와 같은 경우는 이동성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90년대 중반에 3~4kg 짜리 노트북을 들고 강의하러 다녀서 아직도 왼쪽 어깨가 별로 좋지 못한 경험 때문이다.
노트북보다는 조금 성능이 떨어져도 이동성이 좋아 '이 정도면?' 하고 고려해봤던 것이다. 일산 KINTEX에서 열렸던 KES(한국전자전)에 가서도 UMPC를 눈여겨 보긴 했는데 그리 썩 호감이 갈 정도는 아니었다. 각 업체마다 마치 제각각의 인터페이스에 자사의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자사의 제품에만 익숙하게 만드려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의동생이 iPod touch를 샀고 그것을 보고 놀랬다. 가방이 아니라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실 책을 항상 들고 다니기 때문에 가방은 항상 들고 다니긴 하지만...) 이동성 면에서는 탁월했고, 용량이나 기능 그리고 디자인 어디 하나 모자라는 것이 없었다. 거기다가 인터넷까지. 그래서 iPod touch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Q1 제품을 빌려준 후배 녀석이 내가 iPod touch를 사려고 한다니까 그거 살 바에는 조금만 기다려서 LG에서 나오는 터치폰을 보라는 거였다. 그리고 터치폰을 보여주는데, 오~ 괜찮네.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이 후배 녀석은 가방에 VAIO 서브 노트북(1.2kg) 이외에 UMPC를 넣고 다니고 핸드폰은 삼성에서 PDA 겸용으로 나온 거를 쓴다.
디지털 노매드인 셈이다.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이 가능한 상태로 이동하면서 항상 인터넷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녀석이다. 그래서 최신 디지털 기기에 매우 민감한 편인데 내가 Q1 형편없다 해서 그 다음날 바로 팔아버리고 다른 중소기업에서 나온 UMPC를 구매했었다. 새로 산 UMPC는 삼성이나 소니의 UMPC 보다도 훨씬 좋았다. 단지 디자인이 별로라는...
어쨌든 그렇게 기다리다가 출시되고 나서 후배랑 같이 가서 봤다. 일부 점포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된 모형만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몇 군데를 돌아다녀 봤는데 실제 모델을 비치한 곳에서 이리 저리 만지작 거려봤다. 오~ 좋네. 당장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루를 더 기다렸다. 이유는 가격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인터넷으로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기본에 충실한 게 좋아
"한 템포 느리게 사는 법"에서도 밝혔다 시피 나는 디지털 기기는 신제품을 사는 일이 별로 없다. 충동 구매도 잘 하지 않는다. 다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다. 특히나 컴퓨터와 같은 경우는 최신 제품은 절대 사지 않는다. 조금 사양이 떨어져도 2개월여 전에 최고 사양이었던 것을 구매해도 내가 쓰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최근 노트북(모바일 펜티엄 800MHz)이 느려서 컴퓨터를 구입하기는 했지만 Dual Core 1.8GHz다. 굳이 최신 사양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 나는 게임을 하지도 않거니와 느린 컴퓨터 쓰다가 이 정도만 써도 내게는 체감 속도가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신 사양의 컴퓨터를 제대로 쓰는 사람 거의 없다. 그냥 살 때 최신 사양이 더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살 뿐이다.
이것은 마트에 가서 대량 구매를 하는 것과 같다. 나는 마트에 가도 필요한 물품 적어 가서 그것만 사서 들고 온다. 그러나 대부분은 카트를 끌고 둘러보다가 필요한 것들 하나씩 넣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마트에 가도 카트 끌지 않는다. 물건이 많으면 바구니를 들 뿐이다.
어쨌든 그런 내가 이번에는 신제품을 구입했다. 나름 오랜 시간 관련 제품들을 지켜보고 있던 것들 중에서 내가 원하는 모델이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맘에 들어했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동성을 가장 우선시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기능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기본에 충실한 게 좋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서 이것 저것 잡다하게 붙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LH2300은 생각보다 잡다한 기능들이 많다. 그러나 그 잡다한 기능들이 그리 잡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하고 여타의 기능들을 확장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1학년 때 하숙방에 450만원 짜리 컴퓨터를 들여놓았을 때의 기분, 대학교 2학년 때 삼성 센스 노트북을 샀을 때의 기분, 대학교 2학년 때 애니콜 200F 핸드폰을 샀을 때의 기분 정도 수준이다. 마치 어린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산 듯한 그런 기분. 만족한다.
제품 내용물
제품 사용 후기는
앞으로 여러번 포스팅을 해야할 듯 하다. 사용하면서도 맘에 든다. 모든 기능들이 100% 맘에 드는 것은 아니고 장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80~90% 수준은 맘에 쏙 든다고 할 수 있을 듯. 앞으로 LH2300에 관련된 포스팅만 해도 좀 많이 올리지 않을까 싶다.
이미 내가 사고 난 다음에 주변 사람들은 사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리 저리 체크를 하는 모양인데 결국 살 수 밖에 없을 거다. 내가 극찬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 벌써 몇 명이야? 산다고 하는 사람이... 어쨌든 꽤 매력이 있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